8월 12일 수요일
휴가를 어떻게 써야 하나?
올해 여름휴가를 쓸 수 있는 날은 최대 5일. 이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팀에서 일주일을 풀로 쉬는 건 너무 리스크가 크니 자잘하게 나눠서 쓰자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그래서 다가온 이번 휴일 13일 14일. 근데도 이틀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14일
하루만 주셨다. ^^,,,참,,, 감사해라…
그런데도 이번에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좀 더 휴가다운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집에서 혼자 자고 싶을 때까지 자고, 핸드폰하고, 먹으면서 생각을 비울 예정이었다. 그러다 문득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으면 엄마고 아빠고 오빠고, 나의 휴가를 방해할 게 분명했다. 갑자기 아무도 간섭할 수 없으면서 휴가 기분을 낼 수 있는 제주도를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 항공편이 얼마더라?
한참 스카이스캐너를 헤매던 도중 일정 짜는 게 너무 귀찮아졌다. 그렇게 그날 밤 노트북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 무슨 여행이야 하는 생각에. 계획이랑 항공편 짜주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 내 여행 대신 짜줄 친구, 누군가 없을까?
나는 MBTI도 계획을 짜길 좋아하는 J인데 왜 이러지, 귀찮다.
8월 13일 목요일 (항공편과 숙소 결제)
아침에 일찍 나온 팀장님과 커피타임에서 내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나는 어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제주도를 갈까 했다가 포기했어요. 라는 말에 팀장님이 ‘혼자서 궁상맞게 무슨 제주도야.’라는 반응을 보이셨다. 나는 청개구리 심보가 굉장히 큰사람이라 그 말에 갑자기 화가 났다. 혼자 = 궁상이라는 공식이 화가 나서 누구보다 재밌게 놀아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자리로 돌아와서, 바로 항공편과 숙소를 결제했다.
급하게 예약해서 저렴하진 않았지만, 정말 후회하지 않은 소비 비용이다. 숙소는 북킹닷컴에서 순위가 높고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로 결정했다. 평소에 여행을 다니면 친구들과 함께 다니기 때문에 (특히, 숙소를 중요시하는) 다인실에서 자본 적이 없었다. 살짝 고민은 했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경험을 위한 여행이기 때문에 결제했다. 일단 조식이 나온다는 옵션이 너무 좋았다. 결제하고 나서 친구에게 말하니, 자기였으면 하루 정도는 호텔을 잡아 호캉스를 보냈을 거란 말에 아주 잠깐 후회했다. 이렇게 숙소까지 예약하는 데 거짓말 좀 보태서 10분 안에 다 마친 것 같다. 결제하고 나서 팀원들에게 말했다.
그렇게 가족들도 모르고 친구들도 모르는 나 홀로 제주도 여행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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