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금요일
서울은 흐림, 제주도는 맑음
김포-> 제주
2020-08-14(금) 08:15(티웨이항공 705편)
김포에서 출국 시간이 8시 15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한 시간 전에 김포에 도착하려면 공항버스는 못 탈 일정이었다. 아침 5시 첫차를 타고, 이 와중에 첫차 타시는 분들이 좀 계셔서 놀랐다. 신논현에서 김포공항 급행을 탔다. 짐도 백팩 하나였기 때문에 정말 가볍게 출발했다. 나 혼자 여행 간다. 왜인지 모르게, 엄청나게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도착해서 티켓팅하고 롯데리아에서 버거 하나 먹고 수속했더니 정말 딱 맞았다. 비행기가 비록 연착되긴 했지만,
날씨가 너무 좋은 제주도 모습에 기분이 다 풀렸다.
여름에 올레길 누가 걷냐고요? 제가 걷습니다.
이때 정말 전국적으로 비에 젖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비가 지긋지긋하게 올 때였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목표는 햇빛을 온몸으로 받고,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걷겠다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바로 올레길로 들어갔다. 첫날 걸었던 올레길은 올레길 17. 공항에서 나와 걸으니 정말 해가 너무 좋고 들떠있었지만, 조금 걷다 보니 모자, 선글라스를 챙기지 않았다는 점에 1차 후회를 했다. 정말 해가 미친 듯이 쨍쨍했지만, 오랜만에 바다를 보면서 걸으니 너무 좋았다.
제주 정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해안로 480 노블하우스)
짠 바다 냄새를 맡으면서 올레길을 따라 걷다가 네이버 지도가 알려준 맛집을 그냥 무작정 들어갔다 (여행 계획이 정말 없었으니, 맛집이 어딘지도 몰랐다. 네이버 지도 감사합니다)
가격은 1만 5천 원이었고, 사실 배고파서 허버허버 먹긴 했지만 너무 꽃게탕이었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먹었던 맛집 전복뚝배기가 훨씬 깊은 맛이었다는걸 느꼈다. 물론 전복, 꽃게, 딱새우 등 푸짐하긴 했었다.
예전에 먹었던 해물뚝배기는
바로 순옥이네 명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두일동 도공로 8)
혼자 열심히 먹고 다시 길을 떠났다. 올레길을 표시하는 끈을 따라서 정말 열심히 걸었다. 중간에 너무 더워서 백종원 카페가 크게 있길래 아메리카노를 사서 떠났다. 이거 안 샀으면 정말 죽을뻔했다. 올레길 17에는 산(?)오름을 오르는 코스가 있었다…간단한 오름을 오르고 이호 테우해변에 도착했다. (오르다가 정말 죽을뻔했지만 이렇게 담담하게 표현하다니 기억은 정말 미화된다
혼자서 해수욕 누가 하나고요? 제가 합니다.
정말 계속 걷는 것밖에 없어서 할 얘기가 별로 없다 ㅋㅋㅋ.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해수욕을 꼭 해야 했기 때문에 수영복을 챙겼었다. 이호 테우해변에 도착했을 때, 그 감격. 도착해서 바로 갈아입고 돗자리랑 파라솔 FLEX. 후회는 5천 원 더 주고 튜브 빌릴걸. 그런데도 오랜만에 수영하니 너무 좋았다. 사람들도 한산하고, 수영하고 있으면 위로 비행기가 계속 지나가는 게 보였는데, 정말 이미지 찾을 때나 보이는 항공 사진 같았다. 날씨도 너무 좋고, 간만에 힐링을 잔뜩 했다. 너무 행복하다. 이말 밖에 안 나왔다.
그럼외도
(제주 제주시 월대 3길 16)
그렇게 수영하다가 모래 위에 놀다가 직장 동료가 추천해준 카페로 이동했다. 한 시간 걸어야 하는 일정에 매점에서 파는 밀짚모자를 챙겨 떠났다. 사실 이렇게까지 인기 있을 거라고 예상은 못 했는데, 가게가 아담해서인지,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이 카페를 위해 길게 걸었기 때문에 웨이팅했다. 20분 정도 기달렸고, 들어가서 핸드폰 충전과 디저트 음료를 마시는데 너무 맛있었다. 살짝 민망했던 점은 다들 예쁘고 멋지게 꾸미고 왔는데, 나만 거의 국토대장정 하는 사람 같았다.
저 돌 모양 초콜렛은 진짜 자르기 힘드니깐, 사진만 찍고 잘라 달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카페에서 좀 쉬다가 버스 타고 돌아돌아 숙소에 도착했다. 이때가 5시쯤이었던 것 같다, 숙소에서 코로나 19 때문에 많이 배려해 주셔서 2인실 혼자 쓰게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아루요2
(제주 제주시 신광로 10길 22)
좀 쉬다가 마스터 셰프 우승자가 차린 음식점으로 갔다. 7시까지 한다는 말에 너무 초조했다.
정말 기대했던 카이센 동은 그냥 그랬다. 회도 살짝 비리고, 1만 8천 원의 값은 아니었지만 같이 카스 한 병을 때리니 그냥 천국.
2만 5천 보의 하루
하루의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져, 토스 만보기를 켰다. 2만 5천 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스트하우스 주인분이 이런 날씨에는 올레길 걷는 게 아니라고 했지만, 내일도 걸었쥬? 어쩐지 아무도 안 걷더라. 그런데도 자동차를 타고 가면 볼 수 없는 풍경들을 많이 보고, 햇빛도 많이 쫴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많이 탔다는 소리) 밥 먹고 돌아와서 맥주 한 잔 더하고 싶었지만, 내일 계획을 짰다.
내일은 좀 덜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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