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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있습니다/여행 리뷰

#03_나 홀로 3박 4일 제주여행 - 8월 16일 -17일 휴식과 마무리

by 광고하는 원사원 2020.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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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일요일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린 북 토크 


 이틀을 너무 불태웠기 때문에 오늘은 지인들 선물을 사고 쉬면서 돌아다니자는 마음으로 밍기적 일어났다. 물론 조식은 야무지게 먹어야기 때문에 7시에 일어났다. 조식을 먹는데, 주인아저씨가갑자기 좋아하냐고 물어보셨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맞기에, 좋아한다고 했더니 게스트하우스 1층의 서점에서 북 토크 일정을 얘기해주셨다. 오전 10시 30분에 북 토크가 열릴 예정이니 관심 있으면 내려오라고 했다. 사실 북 토크를 처음 듣기도 하고, 작가님을 잘 알지 못해서 고민했지만 딱히 계획도 없어서 듣기로 결정했다.

 

계획이 짜지 않아도 계획이 밀려온다. 

 

 

 

북 토크를 이끌어갈 작가님은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의 저자인 홍승은 작가님이었다. 책 제목은 몇 번 본 적은 있었는데, 읽지는 않았었던 기억이 난다. 눈치껏 책 내용이 페미니즘과 관련된 내용인 걸 알았고, 다 같이 모여서 얘기해보기 힘든 주제라 더 흥미로웠다. 여성들 뿐만 아니라 딸을 가진 아버지까지 모여서 페미니즘과 이야기를 나누고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책 내용도 너무 모르고, 페미니즘도 너무 얕게 알고 있는 상태라 좀 민망했다. 마지막에 의도치 않게 울먹인 것도 ㅋㅋㅋㅋㅋㅋㅋ지금 거의 발차기. 

 

홍승은 작가 님 북토크 

작가님이, 너무 친절하시게 '얘기해줘서 고맙다' 이런 말을 해주셨는데, 나도 모르게 상처 받았던 그 순간이 위로가 됐다는 걸 느꼈다. 사람들의 비판,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신경 안 쓰려고 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다고 느껴졌다. 원래 공황장애 우울증이 있어,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데 용기를 내서 오는 모습까지, 우연히 들은 북 토크가 굉장히 배울 점 많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실 작가님의 폴리아모리 관련된 내용은 책을 읽지 않아서인 건가 북 토크를 들으면서도, 아직 이해하기 힘들 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책을 읽고 작가님의 생각을 들어봐야 할 부분인 듯싶다)

 

북 토크가 끝나고, 다들 사인받는 분위기였지만, 나는 게스트하우스 찬스로 참석한 인원이었기 때문에 호다다닥 도망쳤다. 

 

 

 

고기국수 / 제주도 민속자연사 박물관 / 레이지 커피 


삼대국수회관 본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도2동 1045-12)

 

 

 

게스트하우스에서 버스를 타고, 고기국수로 유명한 삼대국수회관으로 갔다. 사실 맛도 평범한 고기국수 맛이었고 무엇보다 양이 적었다. 내가 많이 먹는 편이고, 면이라서 그런지 양이 더 아쉽게 느껴진 것 같다. 

 

 

마스크 낀 돌 하르방 ㅋㅋㅋㅋ 귀엽다 

국수를 먹고 바로 앞에 있는 제주 민속자연사 박물관으로 갔다사실 어제 유민 미술관을 갔기 때문에, 별 기대는 안 하고 갔다. 일단 에어컨 바람이 너무 시원해서 좋았는데,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아주머니가 혼자 왔냐고 놀라셔서 민망했다.

 

의외로 고퀄인 부분 

제주 민속자연사 박물관에는 다양한 관들이 있는데, 심심풀이로 보기에는 좋았던 것 같다. 의외로 고퀄인 부분들도 있으니 심심하면 가봐도 좋을 것 같다. 

 

레이지 커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도일동 516)

 

 

 

레이지 커피 갬성 인테리어 

 

제주 민속자연사 박물관을 다 보고, 버스를 타고 레이지 커피로 갔다. 사실 카페를 정해서 갔다기보다는 네이버 지도의 힘을 빌렸다. 카페 - 별점 순 - 이미지를 보고 갔고, 근처 카페들이 다 인스타 감성이라 크기가 작고 테이블 수도 적었다. 두 군데 정도 지나가면서 봤는데, 사람이 더 적은 곳으로 갔다.

 

파인애플 & 콘슬로우같은게 나오는데 맛있다 (후추가 좀 쎘지만)

레이지 커피에서, 아인슈페너 같은 크림 커피를 하나 시키고 디저트도 시켰다. 사실 디저트가 케이크는 아니고, 파인애플이 있는 헤비 한 디저트였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제주도 카페 이지 먹어봐야 했다. 아무래도 와인 안주로 메뉴에 둔 것 같았는데, 커피랑 먹는 내 모습에 놀랐을까? 그건 모르겠다. 

 

 

카페 안에 책들이 여러 권 있어서, 윌리를 찾아라 같은 거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책 중에 좋았던 것은 요조 님과 임경선 님의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를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요조 님의 글에는 웃게하는 위트적인 요소들이 있어서 좋아한다. 특히 이 부분은 '아무튼, 떡볶이'를 읽어보면 확 느낄 수 있다. 이 책이후로 요조님의 책에 입덕해, 나에게 요조님의 책은 믿고 사는 요조다. (이러한 이유로 책방 무사를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내 체력, 일정이 지금도 아쉽다)

 

제주 사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도일동 1476-18 1층)

 

 

책을 읽다가, 버스시간에 맞춰서 나왔다. 제주도에 왔다면, 중문 시장은 꼭 들러야지 하는 생각. 사람들 선물은 제주도 사월에서 많이 샀다. 사람들이 안에서 북적이고, 야시장을 많이 먹는 곳이 아닌 좀 외곽에 있는 느낌이었는데 화장실 가다 발견해서 바로 다 사버렸다. 박스로 사기 부담스러운 초콜릿도 낱개 포장되어있고, 나눠주기 좋은 깔끔한 기념품 사기에 좋은 것 같다. 덤도 많이 주셔서, 오빠 선물인 술도 사고, 근처 스타벅스 가서는 스타벅스 제주 컵을 샀다. 

 

 

원래 계획은 쇼핑을 마치고, 맥주 한잔 할 계획이었는데, 배터리가 3 퍼 남아서 잠깐 고민했다. 과연 술집에 배터리를 충전하는 곳이 있을까 고민하는 사이에 버스가 온다길래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이 날도 편의점에서 맥주 사서 과자랑 라면이랑 때려먹고 싶었는데, 숙소에 술 반입이 안된다는 조항이 너무 치명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겨?!!!라는 심보가 들었지만 침대도 배려해주고, 북토크도 해주셨는데 마음의 양심이 너무 찔렸다. 사온 기념품을 정리하니 가방이 터질 것 같았다. 거의 완전군장 같은 크기의 가방을 메고 여행의 마무리 준비를 했다. 

 

 

8월 17일 월요일


 

제주는 맑음, 서울은 흐림


제주 -> 김포

2020-08-17(월) 13:35 (진에어)

 

아침에 좀 더 제주를 즐기려고, 오후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할 것도 없어서 일찍 출발했다. 공항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생각보다 일찍 쇼핑도 마쳤다. 엄마 선물이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바로 결정했다. 공항 안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계속 핸드폰 하면서 1시까지 기다렸다. 많이 지루하긴 했는데, 3일을 여행에서 불태웠더니 가만히 앉아서 유튜브 보는 것도 즐거웠다. 올 때와 다르게 연착 없이 비행기도 제때 출발했고, 이렇게 나 홀로 제주여행 3박 4일이 끝이 났다.

 

사실 혼자서 여행하는 것이 처음이었다. 항상 친구들과 함께했었고,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에 실체 모를 두려움 같은 게 있었다. 해외여행처럼 시각이 넓어진다던지, 인생이 크게 바뀐 건 아니다. 제주도였고, 3박 4일의 짧은 여행이었으니깐. 그런데도 살짝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행성을 안정적이게 돌던 로켓의 괘도가 살짝 변한 느낌. 혼자 하는 일에 망설임이 아예 없어졌다. 원래 혼자서 밥 먹고 다니는 걸 좋아했지만,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혼자서 베이킹? 혼자서 라틴공계? 이런 것들은 상상도 못 했었다. (귀찮음을 핑계로 댔지만 사실 두려운 거였다.) 

 

여행을 끝나고 혼자서 슈피팅 서비스도 받고, 일을 결정할 때 두려움이 없어졌다. 여행 기간 동안 아예 일과 분리하면서 일과 나를 구분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계기도 된 것 같다. 여행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은 걸 느꼈다. 아무리 친한 친구여 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느꼈고, 내 선택을 오롯이 내가 감당한다는 게 좋았다.

 

코로나 19가 좀 잠잠해지고 혼자서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앞으로는 망설이지 않고 가방을 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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